자유로운 글

일하는 것이 행복이다.

O Chae 2014. 11. 27. 08:29

일하는 것이 행복이다

 

□ 제3의 인생을 시작하면서

퇴직한 시니어로서 일자리를 찾고자하는 사람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싶어 이 글을 씁니다.

늘 경영성과에 매진하느라 긴장과 휴식없는 삶이었던 제2의 인생 - 경영자로서 삶 10년을 2006년 4월말 이순(耳順)의 나이로 마감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저 자신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3개월간 여행이며 지인을 만나며 지냈으나 재미가 없었습니다. “100세 시대에 앞으로 여생 20여년을 어떻게 보람 있게 보낼 것인가? 연금이나 타고 마냥 놀 수만 없으니 취업을 해야 하지 않는 가?” 막막하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퇴직 전 회사 업무를 하면서 어느 정도 인터넷을 접하기는 하였으나 대개의 우리 세대들이 그렇듯이 실제 문서 등은 직원들이 작성하고 저는 업무내용을 점검, 파악, 결제하는 수준에 불과하였습니다.

30여 년 전 자필이력서를 써본 이후 막상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서투른 독수리타법으로 작성하느라 시간도 걸리고 내용도 썩 맘에 안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도전 했습니다

그 해 7월 하순경 서울 남부 고용지원센터에 이력서를 제출, 다행히 2개월 단기고용이지만 기업지원과 구인개척팀에 근무하게 되어 기업체를 방문, 구인표를 받고 주요 고용지원사항에 대한 설명 등을 하면서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그 후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한 삼성동 무역센터 취업박람회에 가서 일자리를 알아보기도 하였으며 강남고용지원센터의 단기취업특강도 듣기도 하고, 일자리를 얻고저 1985년에 취득한 제1회공인중개사 자격증을 활용코자 워크넷을 통하여 부동산전문가를 뽑는 부동산컨설팅회사에 이력서를 내고 출근하였으나 소위 ‘기획부동산회사’로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삼는’ 일이라 선량한 사람에게 폐를 끼칠 우려가 있어 하루 만에 그만 두었습니다.

또 이태백 사오정시대에 경력직원은 30~40대나 뽑고, 고령자우선고용채용직종 규정이 있으나 임의규정이기 때문에 구속력이 없어 나이제한 없는 곳이라 해도 나이 먹은 60대는 아애 거들떠보지도 않고 번번이 퇴자였습니다. 그래서 눈높이를 낮추어 경비일이라도 할까하여 ‘한국문화재단’이라는 경복궁경비를 위탁 관리하는 곳에 이력서와 주민등록등본까지 제출하고 면접 후 기다렸으나 가방 끈이 긴 고학력자인데다 경험이 없어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저의 위치를 다시 되돌아보기 위하여 서울남부고용지원센터에서 성취프로그램을 참가하고 싶었으나 45세 이하 만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耳順이 넘은 사람은 참가할 수 없어 나이 먹은 사람이 참가할 수 있는 ‘성실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서울고용지원센터를 찾아갔습니다.

 

□ 성실프로그램과 나의 새로운 변화

2007.1월21일 성실프로그램 제1기에 수강하기 위하여 월요일 아침 일찍이 서울고용지원센터를 찾아갔으나 이미 마감이 되어 자리가 없어 제2기 신청을 하고 일주일 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5일간 교육을 받으며 그간 제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가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게기가 되었으며, 고령자는 눈높이를 낮추지 않으면 현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없음을 고용통계자료를 통하여 목도할 수 있었고 이력서 및 지기소개서와 면접요령 등을 새롭게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때 강의 중 ‘고령자 취업10계명’은 큰 변화를 가져 왔습니다.

1. 컴퓨터와 친해 저라 - 취업정보는 인터넷에 모인다.

2. 눈높이를 낮춰라 - “내가 왕년에는 .....”는 과거일 뿐이다.

3. 이력서에 공들여라 - 인맥과 경력을 구체적으로 적는다.

4. 규칙적으로 운동하라 - 기업주는 고령자의 건강부터 생각한다.

5. 발품을 팔아라 - 취업행사나 알선기관을 자주 찾는다.

6. 재취업교육을 받아라 - 유망 자격증을 따는 것도 좋다.

7. 취업일지를 적어라 - 자신의 고쳐야 할 점이 보인다.

8. 미리 준비하라 - 재직 중에 퇴사 후를 위하여 능력개발을 한다.

9. 서두르지 마라 - 허위과장광고에 취업사기를 당할 수 있다.

10. 의기소침하지 마라 -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과 열정이다.

성실프로그램을 담당하신 정두영, 류명희 선생님께서는 세대간의 간격을 극복하시면서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주시고 새로운 전환점을 갖게 되는 게기를 마련해주셨습니다. 특히 2007년 7월 장교빌딩으로 서울고용지원센터 이전 개소식엔 각 집단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이들을 초청, 서울지방청장님의 격려와 취업성공사례 발표 등 좋은 만남의 장을 마련하시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성실프로그램을 수료 후에도 취업동아리 ‘성실이’를 만들어 서울고용지원센터 동아리방에서 매월 한 번씩 만나서 취업에 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곤 하였습니다. 또한 주말 산행이나 정기월례 친구들 모임에서도 서로 취업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면서 온통 취업을 위한 자료수집에 관한 노력을 게을리 않도록 하였습니다.

 

□ 선택과 집중 - 직업전문학교

격변하는 사회변화와 새로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젊은이들과의 대화에 적응하고 정보의 격차를 줄이지 않고는 대화의 단절로 소외감을 극복할 수 없으리라 생각되었습니다. 저의 부족한 PC활용능력 배양을 위하여 성실프로그램 동기생의 도움으로 시니어들의 실업자 재취직 교육을 주로 담당하는 고용노동부 위탁교육기관인 미주직업전문학교의 PC활용능력(한글, 엑셀, 파워포인트, 포토샵, 스위시, UCC 및 인터넷활용) 1년 1400시간 국비과정을 소개받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더러 고액 연금을 수령하여 학업에 소홀히 하시는 분도 있었으나, 저는 직업전문학교에 다니면서 무결석 원칙하에 오로지 실력배양을 위하여 매일 수업 시작 전 1시간 먼저 출석하여 1시간씩 타자연습을 지속하였으며, 저녁에도 5개월간 웬만한 약속 등은 접어두고 구청정보화교육센터에 가서 주3일 2시간씩 컴퓨터교육수강에 전력투구하였습니다. 2007년 10월에는 구청PC활용경진대회에 참가하여 수상하기도 하여 PC활용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으며 국가공인 정보 관리사 2급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또 직업전문학교 졸업에 즈음하여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 실버를 중심으로- ’란 글을 제출하여 학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 문이 열리다.

워크넷(www.work.go.kr)을 보면서도 자주 관할 지청 고용지원센터에 들러 취업정보를 알아보곤 했습니다.

“두드리라 열린다.”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백승(百戰百勝)”란 말처럼 준비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드디어 2008.1.15 취업지원명예상담원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워크넷(www.work.go.kr)에 게재되어 있어 그간 제가 대기업 인사 부서에 20여년 근무하면서 쌓은 경력과 전에 구인개척팀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일한다면 잘 해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이력서, 자기소개서와 자격증, 경력증명서도 꼼꼼하게 챙겨서 제출하였습니다.

1차 서류전형도 궁금하여 발표하는 날 직접 센터에 찾아가 1차 합격여부를 확인하기도 하였습니다. 2차 면점시험 시 면접장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인사를 드리고 면접석에 앉기 전 “응시번호 10번 류용택입니다.” 낭낭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면접시험은 시험관 네 분께서 하셨는데 “퇴직 후 주로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지”물으셨고 “급여가 많지 않은 데 괜찮습니까? ” 물으시어 “눈높이를 낮추어 일하는 데 보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응시하였음”을 말씀드렸으며, 또한 “나이 적은 직원들과 함께 근무함에 있어서 다소 불편함이 예상되는 데 어떻습니까?” 물으시어 “이미 나이 적은 분들과 일할 각오가 되어 있으며 컴퓨터 등을 익히면서 충분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음”을 말씀드렸습니다.

1년 전 기업지원과 구인개척팀에서 구인표를 기업체에서 받고 고용에 따른 장려금등을 지원제도를 설명하면서 구인활동을 한 적이 있어 서울남부고용지원센터는 낯설지 않았습니다. 최종 면접이 끝나고 이튼 날 담당 이남희 선생님으로부터 합격통지를 받는 기쁨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일자리 찾는 어려움을 겪었던 저는 고용지원센터를 찾는 구직 구인자들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돕고자 적극적으로 임하였습니다.

 

□ 건강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합니다. 저는 2006년 7월 이후 더러 지리산, 덕유산, 월악산, 주왕산,계룡산,오서산,모악산 등 원거리 산행도 하고, 매주말 1회 서울 근교 산을 친구나 후배들과 어울리며 몸을 다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주말산행이 359회에 이르러 향후 500회에 달하면 그간 틈틈이 기록한 산행기를 모아 상재할 욕심도 생깁니다. 여가활동은 개인마다의 취향이 다르겠으나 제 경우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한 산행은 시간과 비용이 다른 운동에 비하여 경제적이고 자연과 더불어 삶의 눈높이와 맘을 내려놓을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 재 도전

퇴직 후 처음 취업의 문을 두드릴 때와 제가 달라진 점이라면 PC활용능력이 훨씬 나아졌고 국가공인 2급 정보관리사자격증을 가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직업상담을 깊이 있게 잘 하기 위하여, 저녁에는 직업전문학교에서 강의를 듣는 한편 주말에는 도서관 등에 다니며 직업상담사공부에 전력투구하였습니다. 사실 60넘은 사람이 공부하기란 여간 쉽지 않았습니다. 읽은 내용이 금방 머릿속에서 사라지곤 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노트에 주요내용을 꼼꼼이 정리하며 암기하였습니다. 젊은이들도 취득하기 쉽지 않은 직업상담사 2차 실무시험은 2009년 7월5일 응시하여, 8월17일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였습니다.

이때의 공부를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직업상담사를 위한 직업상담실무’도 상재하였습니다. 이후 매년 명예상담원이나 내일배움카드 상담원 채용시험에 응시하여 10~11개월의 계약직 상담원으로 남부, 서초, 동부 및 관악고용센터에서 일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평생직업시대에 전문지식 함양을 위하여 서울대 평생교육원에서 평생교육강사코칭과정, 고급심리학Ⅰ 및 고급심리학Ⅱ과정을 이수하였으며,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에서 취업지원설명강사과정도 수료했습니다.

또 SNS도 30대 못지않게 하며, 직접 개인 블로그 ‘영채직업상담’을 개설하여 10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방문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에 앞으로 10년을 위하여 금년에는 잠시 일자리를 접어두고 총신대에서 중독상담전문가과정,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능력개발교육원의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교직과정, 한국경력개발진흥원의 커리어컨설턴트, 셀프리더십강사과정을 마치고, 한국고용정보원의 베이버부머 퇴직프로그램진행자과정을 마쳤습니다. ‘꿈꾸는 자의 꿈은 이루어진다.’하였습니다. 향후 중장년층의 전직지원상담 전문가의 꿈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 일하는 것이 행복이다.

개인이 느끼는 행복은 각자 입장에 따라 다르시겠으나 제 경우는 일을 통하여 느끼는 행복만큼 즐겁고 보람 있는 것은 없으리라고 봅니다. 저처럼 나이 먹은 사람이 취업을 위하여 이 순간에도 동분서주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입니다.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자신을 냉정히 객관화시켜 바라보고 선택과 집중을 잘하시어 좋은 결실을 맺으셨으면 합니다. 각 기관의 전직 지원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중장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실 것을 권합니다. 특히 55세 이상 고령자를 위한 성실프로그램은 연세 드신 분에게 아주 유익한 프로그램이므로 수강을 권장하고 싶습니다. 또 각 고용센터에서 운영하는 단기취업프로그램의 참가나 내일배움카드를 이용한 실업자 직업훈련프로그램에 참가하시는 것도 구직기술 향상과 좋은 취업정보 수집과 개인의 능력개발 등에 많은 도움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계획된 우연성 이론(Planned Happenstance Theory)의 대가 스탠퍼드 대학 Krumboltz 는

Lock is no accident.(행운은 우연이 아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큰 고비에 직면했을 때나 일생의 전환점을 맞이했을 때 이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요인의 80%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우연한 사건과의 만남이었다합니다. 그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를 놓지지 않고 대비하고 마음을 폭넓게 열어두는 것이 훌륭한 자세입니다. 아무쪼록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서도 꼭 좋은 일자리를 마련하시어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주

이 글은 2008.11.12 고령자 재취업수기 노동부장관 금상 수상하였으며, 2009.11.12 고령자 고용주간 고용노동부가 후원하고 대한은퇴자협회가 주최한<고용인력 활용을 위한 “중장년 구직자 무엇이 문제인가?>포럼에서 구직자 모범사례로 발표한 것을 추가 보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