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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읽기의 어려움

O Chae 2012. 5. 26. 17:01

마음읽기의 어려움

 

마음읽기는 다른 사람의 마음의 상태를 아는 것이다. 마음읽기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형성과 유지에 중요하다.

우리는 가족이든 친구든 직장 동료든 늘 다른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만남이 친밀하고 깊이 있는 관계로 발전하려면 서로의 속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 천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千丈深水易測 人之心難測)는 속담이 있듯이, 사람의 마음속은 물속처럼 들여다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의 속마음을 알아내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연인의 속마음을 알지 못하여 애간장을 태우고, 친구의 속마음을 오해하여 우정이 미움으로 변하며, 심지어 살을 맞대며 살아가는 부부간에도 서로의 속마음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고, 어른과 어린아이가 대화가 잘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서로의 마음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자주 틀리는 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기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마음속에서는 참으로 미묘하고 복잡한 생각과 감정들이 흘러간다. 우리의 속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이해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우리 한국사회는 자신의 속마음을 직설적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 문화에 속한다. 자신의 자존심도 지키고 상대방의 입장도 배려하면서 속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내숭’ 문화에서는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파악하기란 더욱 어렵다. 이러한 문화에서는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기민하게 잘 파악하는 능력 즉 ‘눈치’가 더욱 중요하다.

다른 사람과의 만남에서 우리는 매 순간 상대방의 ‘마음읽기’를 한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통해 속마음을 헤아린다. 즉 마음읽기는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에 대한 추측이다. 이러한 추측을 잘하면‘속마음을 잘 알아주는 이해심 많은 사람’이 되거나 ‘속마음을 꿰뚫어보는 예리한 사람’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추측에 무관심하거나 미숙하면 ‘눈치 없는 답답한 사람’이 되며, 추측과정에서 자주 왜곡이 생기면 ‘오해를 잘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이런 점에서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 추측하는 '마음읽기 능력'은 우리의 삶에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회적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가족관계, 친구관계, 연인 관계, 직장 동료 관계를 비롯한 모든 인간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심리적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직업인, 예컨대 상담심리사, 심리치료사, 교사, 기업의 인력관리자, 세일즈맨, 협상전문가, 외교가, 정치인, 변호사에게는 효율적인 직업 활동을 위해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이처럼 마음 읽기는 우리의 일상적인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만드는 심리 과정인 동시에 이러한 전문직업인에게는 직업적 성공을 결정하는 심리능력이기도 하다.

마음을 정확하게 읽는 정확한 공감은 선한 사람이 쓰면 화목을 증진하고 고통을 덜어주며 전반적인 행복을 촉진할 수 있으나, 악한 사람이 쓰면 그 반대의 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매춘업자, 매춘부, 야바위꾼, 사기꾼, 고문전문가, 자기이익만 챙기는 정상배, 가짜거지, 범죄자는 마음읽기의 어두운 면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좀 더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보이며 ‘독심술(讀心術)’에 관하여 남다른 흥미를 갖는다.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마음읽기에 관한 가설 중 모사론(simulation hypothesis)은 자기의 마음을 모델로 삼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갑자기 옆으로 쓰러지는 것을 보았을 때 내 자신도 옆으로 쓰러지는 기분을 느낀다. 마음 이론설(theories of mind hypothesis)은 자신과 타인을 느낌, 믿음, 욕망, 생각 등 마음의 상태와 그들 간의 인과관계에 관한 암묵적인 관념으로 안다고 한다. 어린아이와 어른은 사람의 마음에 욕망, 신념, 정동과 같은 상태가 있고 이 상태들이 상호작용하여 행동을 낳는 다고 생각한다.

(마음읽기, 윌리엄이케스 지음 권석만 옮김, 푸른숲, 2008. 마음의 탐구, 김정오, 시그마프레스, 2011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