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일본 고령취업자 첫 10%

O Chae 2014. 2. 19. 16:06

 

늙어서도 일하는 일본 … 고령 취업자 첫 10%

10년 새 3배 증가 사상 최고

한국도 늘어 "대부분 생계형"

 

일본 나가노현 히가시츠쿠마군에 위치한 ‘세키카와조(<95A2>川組)’. 1902년에 창업한 전통 있는 지역 건설사다. 이 회사 정직원 40명 가운데 10명은 65세가 넘는다. 만 60세 정년퇴직제도는 2012년 3월 일찌감치 폐지했다. 기술을 갖춘 젊은 구직자는 드물고 원래 직원들은 나이 상관없이 계속 일을 하고 싶어 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됐다. 일본에서 흔한 사례다.

 이런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일본 총무성이 18일 발표한 ‘2013년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10.1%를 기록했다. 이 비율이 10%를 넘어선 건 세계적으로 일본이 처음이다. 지난해 고령 취업자 수 역시 636만 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003년과 비교해 159만 명(33.3%) 늘었다. 전체 취업인구는 2003년 6316만 명에서 2013년 6311만 명으로 제자리걸음인데 고령 취업자만 나 홀로 증가한 셈이다.

 일본 인구는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로 계속 줄고 있다. 덩달아 감소하는 생산가능인구는 일본 정부와 기업의 고민거리였다. 그런데 은퇴를 미루거나 다시 구직시장에 뛰어든 고령층이 늘어나며 취업시장 판도가 바뀌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1년 전보다 123만 명 감소한 반면 총 취업자 수는 2012년 6270만 명에서 6311만 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경기부양정책,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이유로 전국에서 많은 공공사업이 진행됐다. 기술숙련도는 높으면서 많은 보수를 바라지 않는 고령층이 새로 생긴 건설 부문 일자리를 주로 꿰찼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상황도 일본과 비슷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월 고령 취업자 비중은 6.4%로 10년 전 4.6%보다 크게 상승했다. 한국노동연구원 금재호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은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고령 취업자가 늘고 있다 해도 생계 유지 목적이 아닌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은 노년 빈곤이 심해 생계 때문에 일을 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고령 취업자 상당수가 저임금에 비정규직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중앙일보] 2014.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