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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사 이서구의 시

O Chae 2020. 1. 25. 15:58

전라관찰사(全羅道觀察使) 이서구(李書九)의 시(詩)

 

高臺徒倚暮雲橫 고대도기모운횡 높은 누대에 기대어 저녁노을 보며

怊悵孤臣去國情 초창고신거국정 슬픈 신하는 망국을 그리워하네.

數疊靑山圍曠野 수첩청산위광야 겹겹이 청산은 넓은 광야가 둘러싸고

萬家霜樹擁重城 만가상수옹중성 집집마다 서리 맞은 나무 겹겹이 성을 둘렀네.

西風浙瀝秋聲至 서풍절력추성지 서풍이 비를 뿌리니 가을이 이르고

落日滄茫海氣生 낙일창망해기생 수평선에 해가 지니 바다기운 돋아나네.

爲是圃翁昑眺地 위시포옹금조지 여기는 포은이 시를 읊던 곳

天崖獨自望神京 천애독자망신경 하늘가에서 홀로 서울을 바라보네.

 

<주(註)>

徒倚 : 徒 무리 도 倚 의지 할 의, 기이 할 기 橫 가로 횡, 방자할 횡, 빛날 광

怊悵 : 원망하는 모양, 서로 바라보는 모양 怊 슬퍼할 초 悵 슬퍼할 창, 원망할 창

擁 : 안을 옹, 가릴 옹, 쌓을 옹 浙瀝 : 비를 뿌리다. 浙 강 이름 절, 쌀을 잃다. 浙江省의 약자 瀝 거를 력, 거르다. 밭이다. 물이 방울져 떨어지다.

滄茫 : 물이 푸르고 넓고 아득한 모향 滄 찰 창 푸를 창 = 蒼 茫 아득할 망

昑眺 : 昑 밝다. 금 그믐 달 조, 그 뭄 달, 빠르다.

昑 밝다. 금 : 漢韓大辭典, 단국대 동양학연구소편, 단국대학교출판부, 2005, 6권 p.629,

일반 한한사전(漢韓辭典)에서는 昑에 관하여 찾을 수 없었다.

 

이 시는 1820년 전라도관찰사(全羅道觀察使)에 두 번째 부임한 이서구가 그해 가을 만경대에 올라 포은 정몽주의 시와 관찰사 권적이 차운(次韻)한 시를 보고 그 옆 암벽에 새긴 것이다.

차운(次韻) : 남이 지은 시에서 운자를 따서 시를 지음

 

* 이서구(李書九) : (1754-1925) 호는 척재(惕齋) 강산(薑山) 소완정(素玩亭) 석모산인(席帽山人),본관은 전주, 형조판서, 판중추부사 등을 역임하였으며 문자학과 전고(典故)에 조예가 깊고 글씨가 뛰어나 정조의 총애를 받았다. 그는 실학자보다는 시인으로서 더욱 알려졌으며 평소 ‘아들이 없음과 늙어감, 벼슬을 한 일’을 평생의 한으로 여겼다.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 등과 함께 사가시집(四家詩集)인 <한객건연집(韓客巾衍集)>을 편찬하였다. 그의 문집으로 <척재집(惕齋集)>과 <강산초집(薑山初集)>이 있다. 교학한국사대사전, 변태섭,강우천 편, 서울, 교학사, 2013, 7권p.131

 

* 권적(權樀) : (1675-1755) 호는 창백헌(蒼白軒), 호조참판, 병조참판 등을 역임하였다.

시문집<창백헌집>이 전한다. 교학한국사대사전, 변태섭,강우천 편, 서울, 교학사, 2013, 2권p.90-91

 

남고산성 바위에 새겨진 이서구의 시


남고산성 바위에 새겨진 이서구의 시 - 가까이에서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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