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고용대박' 속빈강정'

O Chae 2012. 1. 11. 20:08

고용대박’ 속빈 강정

2012-01-11 오후 2:38:51 게재

청년·여성 일자리 줄어 … 은퇴재취업 증가

지난해 취업자수가 41만5000명 늘었지만 대부분 50~60대에 쏠렸고 20~30대에서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의 질도 낮아져 체감실업률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여성과 청년 등 취업취약계층의 일자리 부족현상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올해에는 고용시장 전반에 취업자수 증가폭이 크게 줄고 구직포기자들도 늘면서 '실업 공포'가 더 확산될 전망이다.

11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1년 연간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1만5000개의 일자리가 늘었다. 이는 전년도 32만명에 비해 9만명 이상 증가한 것이며 글로벌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25만명에 비해서도 16만명 이상 많은 수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고용 호조세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50대가 29만1000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규모가 14만900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50세 이상의 일자리가 44만개나 늘어난 것이다. 반면 20대와 30대는 각각 5만8000명, 4만7000명 줄어들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전체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을 보여주는 고용률은 1년만에 0.4%p 상승한 59.1%를 기록했다.

고용률은 체감고용상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20대와 30대는 평균치 이하로, 0.3%p, 0.2%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40대, 50대는 0.6%p, 0.7%p 오른 데다 60세 이상도 0.5%p 뛰며 평균치를 웃돌았다. 늘어난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고령층에 집중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청년과 여성들의 취약한 취업상황은 개선되지 못했다. 남성 중 20대와 30대의 취업자는 각각 3만명, 2만5000명 감소했으며 여성 역시 각각 2만8000명, 2만2000명 줄었다. 고용률도 1년 전에 비해 남성 20대는 0.1%p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여성 30대는 제자리걸음쳤다.

LG경제연구원은 "성장에 비해 고용이 크게 늘어난 것은 50대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재취업 등을 통해 상당부분 다시 노동시장에 편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노후대책이 충분치 않은 50대가 유통이나 운수 등 자영업형태로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면서 근로소득이 떨어지는 등 고용의 질이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