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취업포기 청년34만명 사상최대

O Chae 2012. 3. 15. 06:21

취업포기 청년 34만명 사상최대

30대도 지난달 역대최고  비뚤어진 고용세태 반영
 
3년 서울의 유수한 대학졸업한 김희은(가명)씨는 아직도 속칭 '백수'다. 아니 지금은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조차 포기했다. 이유는 하나. 원하는 직장눈높이가 맞지 않아서다. 명색이 좋은 대학교를 졸업했는데 허름한 직장에 들어갈 수는 없다는 자존심이 아직도 가슴에 똬리를 틀고 있다. 김씨는 통계청이 집계하는 용어로 '그냥 쉬는' 인구다.

김씨처럼 그냥 쉬는 청년들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 특히 20대가 많아 지난 1월 그냥 쉬는 20대가 사상최대를 기록하더니 한달 만에 최대치를 또 한번 갈아 치웠다. 사회 전반에 '고졸채용' 바람이 불고 있는 한편에서는 이처럼 그냥 쉬는 고학력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고용세태를 직설적으로 대변한다.
통계청이 14일 내놓은 '2월 고용동향'을 보면 20대의 '쉬었음' 인구는 34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8%(3만4,000명) 늘었다. 이는 관련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2010년 11월 이후 전년동월 대비로 16개월 연속 증가하며 이 같은 흐름이 고착되고 있다.

30대 쉬었음 인구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만4,000명(14.1%) 늘면서 역대 2월 수치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쉬었음 인구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큰 질병이나 장애가 없지만 1주일 이상 쉬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취업을 포기한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2월 전체 쉬었음 인구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9.3%로 지난해 같은달(27.7%)보다 1.6%포인트 증가했다.

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실업자 가운데 취업경험이 전혀 없는 청년들도 늘었다.

취업경험이 없는 전체 실업자 5만5,000명 중 20대는 3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6,000명 증가했다. 비중으로는 3분의2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편 2월 전체 고용률은 57.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포인트 늘었다. 취업자는 50대가 30만8,000명, 60세 이상은 16만명 늘어 고령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청년들은 노는데 나이든 사람들은 일하느라 바쁘다.

20대 취업자는 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고 30대는 5만3,000명 줄었다. 실업자는 104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만2,000명 감소했다.

<서울경제,2012.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