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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로나19와 싸움서 민주주의의 힘 보여줘"

O Chae 2020. 3. 12. 13:18


한국, 코로나19와 싸움서 민주주의의 힘 보여줘" <WP>

 미국·이탈리아와 대조되는 한국 코로나19 대응책에 찬사

"중국, 권위주의 체제 우월 주장하나 수개월간 코로나19 부인·은폐·실책"

"한국 정부의 대처, 비판과 시험을 열린 자세로 대해 더 강력"

 

                                                      어린이들도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성동구 제공]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공공보건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증거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글로벌 대응책을 다룬 논평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WP는 한국의 사례를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며 "민주주의 국가들이 코로나19에 대항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증명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진단은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있으나 유럽과 미국 등 자유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대조적인 상황에서 나왔다.

중국은 자국 통치체계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데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반면 이탈리아 정부는 현대사에서 보기 드문 전국 이동제한령을 발동해 혼란을 불렀고 미국 정부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저평가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확진자 수를 낮게 통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WP는 "실제로 민주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이용하기만 한다면 공공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더 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 실현 방식을 증명하는 한 국가가 있는데 바로 한국"이라고 지목했다.

미국과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대응 부진이 개별 정부의 잘못일 뿐 자유 민주주의 사회의 모델에 결함이 있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앞자리 비우고 식사 (전주=연합뉴스) 전북도청 직원들이 지난 5일 구내식당에서 앞자리를 비워둔 채 비대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의 하나다. [전북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WP는 한국이 일련의 단호한 조치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고 있지만 그 수단이 중국 정부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의 조치는 대중교육, 투명성 제고, 시민사회 참여에 집중돼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수백만명을 강제로 가택연금하고 소수자들에게 공장 강제노역을 시키며 정부 조치를 비판하면 누구든 없애버리는 중국 정부의 방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한국의 가장 효과적인 무기로는 현재 하루 1만5천건, 지난 1월 3일 이후 누적 21만건에 이를 정도로 검사 규모를 신속하게 확대한 조치가 꼽힌다.

WP는 한국에서는 대규모 검사 때문에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었으나 치사율은 겨우 0.71%에 불과하다고 통계 자체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소개했다.

한국 시민사회가 코로나19 대응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도 코로나19 대응의 강점으로 평가됐다.

대규모 행사들이 취소됐다는 점, 교회들이 미사나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했다는 점, 정부가 주요 발병도시인 대구 전체를 감옥으로 만들지 않고 시민들의 방문 자제를 설득해냈다는 점이 그 사례로 거론됐다.

WP는 한국이 미국 등지로 출국하는 승객들에 대한 검사 수위를 공항에서 높이는 등 코로나19를 해외로 퍼뜨리는 것을 막는 데 진력했다는 점도 높이 샀다.

 

                            지난 5일 국내억제를 넘어 코로나19 해외전파도 차단. 인천공항의 탑승 전 3단계 발열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문은 "한국 정부는 다른 국가들이 한국과 계속 거래를 하고 한국인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길 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사안을 왜곡하고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중국의 거듭된 행태가 아닌 투명성과 개방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WP는 중국이 7∼8주 전에 한국처럼 노력했다면 코로나19 사태가 지금처럼 악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적 접근법에는 불필요한 대규모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의 이번 대처는 비판과 시험을 열린 자세로 대하기 때문에 더 강력하다"며 "그 덕분에 한국의 공공보건과 경제 상황은 더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 체제의 우월성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다시 한번 증명됐다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의 선언에 대해 WP는 두 가지 뚜렷한 문제가 있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부었다.

WP는 "코로나19 억제에 성공했다는 중국 정부의 자평을 받아들이려면 일단 믿고 보는 거대한 맹신이 먼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국의 대처를 승리로 보고 찬사를 보내려면 지구촌 전체에 코로나19를 퍼뜨리는 데 중대 역할을 한 중국 정부의 수개월치 부인, 은폐, 실책도 모두 눈감아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WP는 민주주의 국가들은 개인의 자유, 정부의 책임 사이에서 균형점을 잡는다며 한국의 사례를 민주주의 가치가 국민을 취약하게 하는 게 아니라 더 강하게 하는 모델로 거듭 주목했다.  

 

코로나19 발원지 첫 방문해 의료진ㆍ환자 격려하는 시진핑 (우한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 코로나19 환자들이 수용된 훠선산 병원에서 화상을 통해 의료진과 환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시 주석의 우한시 방문은 코로나19 발병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뤄졌다. ymarshal@yna.co.kr

 

코로나 확산세 누그러뜨린 '성숙한 시민의식' 

확진자들 자가 격리 철저히 준수, 기부·'마스크 안사기 운동' 이어

시민순찰대선 방역 작업 앞장, 민·관·군 확산 방지 협력사례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직원들이 코로나19 자가격리자를 위해 즉석밥과 라면 등으로 구성된 긴급구호세트를 제작하고 있다./수원=연합뉴스

 

의료계와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가파르게 치솟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성숙한 시민의식도 감염병 확산세를 누그러뜨리는데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확진자와 의심환자들은 자가격리 지침을 성실히 따르면서 추가 감염을 예방하고 일반 시민들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조기 종식에 대한 희망을 키우고 있다. 또 시민들의 다양한 형태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코로나19를 이기는 큰 힘이 되고 있다.

 

11일 전국 각 지자체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와 의심환자들이 방역 당국의 자가격리 지침을 철저히 따르면서 추가 감염을 최소화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울산의 24번째 확진자가 대표적이다. 지난 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30대 여성은 지난달 29일 조모상을 당해 자신의 자동차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던 대구 지역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2일 장례식을 마친 뒤 가족이 살고 있는 동구 자택이 아닌 북구 명촌동에 있는 원룸으로 향한 그는 6일까지 대부분 시간을 혼자 보냈다. 두 차례 잠시 편의점에 들러 생수와 샐러드 등 생필품을 산 것이 전부다. 이 과정에서 접촉자는 단 1명뿐이었다. 이에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9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 자리에서 해당 여성에 대해 “24번째 확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지역 간 거리 극복하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했다”면서 시민이 직접 방역 주체로 실천한 우수 귀감 사례”라고 극찬했다.

 

모범적인 자가 격리 외에도 다양한 활동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대구청년CEO협회가 지난 2일 시작한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빵셔틀 프로젝트’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빵셔틀 프로젝트는 200만원이 모이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구 남구 대명동 일원 빵집에서 빵을 사 기부하는 릴레이 프로젝트다. 첫 번째 기부 활동으로 경북CEO협회·이든홀딩스와 함께 빵 500개를 대구시의사회에 전달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마스크 안 사기 운동’이 화제다. 이 운동은 마스크 품귀 현상이 오래 지속되자 취약계층 등에 구매 기회를 양보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경기 고양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지난 9일 ‘공적 마스크 안 사기 운동 동참하실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카페 회원의 지지 댓글이 늘고 있으며 일부 회원은 직접 면과 부직포를 이용해 만든 마스크 인증 사진을 올리며 마스크 안 사기 운동 동참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마스크안사기운동’이나 ‘#마스크양보하기’ 등의 해시태그와 동참 의사를 밝히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의 방역 활동 참여도 눈에 띈다. 우범지대 순찰과 여성 안심 귀가 서비스 등 ‘동네 안전지킴이’ 역할을 하는 경기 성남 시민순찰대는 최근 활동 영역을 방역으로 확대했다. 시민순찰대원들은 3~4명이 한 조를 이뤄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맡은 구역을 순찰하면서 하수도, 쓰레기 배출 장소, 버스 승차장 등 위생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방역 작업을 벌인다. 동네 주민이 요청하는 곳도 소독한다.

 

경기 오산에서는 민·관·군이 힘을 합쳐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나섰다. 오산시와 오산시자율방재단, 51사단 등은 오색시장 일원에서 코로나19 지역확산을 막기 위해 시 전역에 전방위 방역 활동을 벌였다. 방역 활동은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이어진다. 또 숙박시설·미용실 등 다중이용시설과 버스·택시업체에 손소독제를 지원해 비치하도록 했으며 코로나19 예방수칙 홍보물 배부 등 시민 스스로 개인위생을 지키도록 홍보하고 있다. 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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